중국 언론에서 '중국제조 2025' 실종

중국 언론에서 '중국제조 2025' 실종: 미중 무역전쟁 관련 입단속... 시진핑 주석 보도도 크게 줄어; 2018.07.16 13:46 입력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의 제조업 육성 청사진인 '메이드인차이나 2025' 전략에 대한 입단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첨단 산업 육성을 견제하기 위해 연일 무역 압박의 강도를 높여가자 상대국들에게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메이드인차이나 2025'를 지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이례적으로 국영 신문의 1면에서 시 주석에 대한 보도도 줄어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 6월 말 언론들에게 '메이드인차이나 2025'라는 용어를 더이상 언급하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다.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3일 열린 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시 주석이 과학·기술의 '핵심' 분야를 발전시키라는 지시를 했다고 보도했지만, 시 주석은 회의에서 '메이드인차이나 2025'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메이드인차이나 2025는 로봇·반도체·항공 등 10개 첨단 부문을 집중 육성해 미국·독일·일본과 같은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중국이 이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보조금을 제공하며 자국 기업들을 육성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경향을 노골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꾸준히 나왔다.  미국의 무역 압박으로 코너에 몰린 중국은 공동 전선을 만들어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최근 유럽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자국의 제조업 육성 프로그램이 외국 기업들에게 우호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중국은 최근 금융서비스와 자동차 부문의 외국인 지분 소유 한도를 완화하기로 했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주 독일 베를린을 방문한 자리에서 메이드인차이나 2025가 독일의 '제조업 4.0'과 유사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례적으로 시 주석 관련 보도도 자제할 정도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시 주석이 지난 13일 과학·기술 관련 발언을 한 뒤 (14일) 그의 이름은 5년 만에 처음으로 인민일보 1면에 오르지 않았다. 또 시 주석의 사진이 1면에 실리지 않은 것도 몇 달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의 이름과 사진은 15일에도 신문 1면에서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정책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역사학자 장리판은 FT에 "미국과의 무역전쟁은 중국의 '정면 대응' 전략이 중국 경제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우려를 포함해 체제 내부에 공황을 일으켰다"며 "공산당 지배의 관점에서 볼 때 선장이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면 그것은 위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