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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 팬케이크’가 보여주는 지역경제 활성화하는 법
지역에서 킬러 콘텐츠 만들려면 지자체 차원의 틀 깨야
2020년 07월 03일 09시 32분 입력
쇠퇴하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일은 일본에서도 사회적 과제이며 주요 방편으로 각 지역의 농수산물을 활용하는 사례가 흔하다. 이런 상황에서 규슈지역 미야자키현에서 태생한 ‘규슈 팬케이크’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민간 주도로 전국적인 히트상품으로 끌어올린 성공사례로 각광받고 있다.

규슈산 원재료만을 사용해 만든 규슈 팬케이크는 현재 일본 국내에 8개, 대만에 2개, 싱가포르에 1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가정용 팬케이크 가루는 인터넷 홈쇼핑과 슈퍼마켓, 유명 호텔 등 약 3000개 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특히 일본의 대표적인 검색 포털 야후재팬에서 규슈 팬케이크를 검색하면 관련 상품을 비롯해 2000만 건 이상의 웹이 검색되는 등 지명도도 높다. 일본 경제산업성 인증 및 일본의 권위 있는 식품분야 상을 다수 수상하는 등 안팎으로 품질과 콘텐츠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규슈 팬케이크 성공 배경에는 ‘100% 규슈산 원재료 사용’이라는 원칙을 철저히 고집하면서 우수한 품질을 구현한 점이 자리 잡고 있다. 규슈 팬케이크의 창업자 무라오카 사장은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던 중 하와이에서 10여 종의 잡곡을 원재료로 한 팬케이크에 착안해 규슈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곡물을 배합한 팬케이크 가루 만들기에 착수했다. 규슈 내 7개 현의 농가를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원재료를 발굴하고 오이타현의 밀을 빻은 밀가루를 주원료로 미야자기현 발아현미, 가고시마현 맵쌀, 후쿠오카현 홍미쌀 등을 혼합 가루를 완성했다.

소재를 모두 규슈산으로 한정했을 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대량 생산방식과 철저히 차별화를 꾀하고 원재료의 배합, 첨가물 배제, 영양소 등을 전문 제분회사와 몇 해에 걸쳐 공동 연구를 실시했다. 규슈 팬케이크에는 일반적인 빵에 대부분 포함돼 있는 글루텐이 없어 건강에 좋으면서 탁월한 촉감과 맛을 구현하면서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규슈 팬케이크의 독특한 경영방식은 단순히 한 기업, 한 제품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가정용으로 판매되는 팬케이크 가루는 전자상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전국 어디서나 구매할 수 있지만 ‘규슈 팬케이크’이라는 명칭을 써서 팬케이크 메뉴를 제공할 수 있는 음식점과 카페 운영은 일본 내에서는 규슈지역에 한정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지만 프로가 만든 규슈 팬케이크는 규슈를 방문해야만 먹을 수 있다는 콘셉트다.

규슈 각지에 모두 8개 점포가 운영 중인데 점포마다 각각 전혀 다른 메뉴를 제공하는 것도 큰 특징이다. 규슈 팬케이크 마니아는 모든 점포의 팬케이크를 맛보기 위해 각 지역을 방문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기여하고 있다.

‘규슈’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기여하고 있으며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다.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아지며 현재 대만, 싱가포르에 운영 중인 3개 점포 외에 향후 중국 주요 도시 및 홍콩, 마카오 등에 총 19개 점포가 프랜차이즈 형태로 문을 열 예정이다.

규슈 각 지역에 팬케이크 홍보대사를 두고 독창적인 레시피 개발과 홍보대사의 개별 사회공유망서비스(SNS)를 통한 홍보도 빛을 발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조리법을 지속적으로 안내하며 고객 저변을 넓혀 나가고 있다.

규슈 팬케이크 운영자는 규슈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대승적인 환원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창업지인 미야자키 지역 농가에 규슈 팬케이크의 원료로 쓰이는 발아현미를 무농약 유기농 공법으로 재배하도록 노하우를 전수하고 생산품을 팬케이크 가루 공장에서 구매하고 있다. 농가 관계자에 따르면 규슈 팬케이크용으로 재배되는 쌀은 시중가격보다 비싸게 팔리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서도 메리트가 크다.

2016년 4월 구마모토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규슈산 제품인 규슈 팬케이크로 규슈 전체가 구마모토를 돕자는 캠페인을 추진했다. 규슈 팬케이크의 온라인 쇼핑몰 및 직영점에서 1개 제품이 팔릴 때마다 10엔 씩을 적립해 기부금으로 전달했다.

규슈 팬케이크의 무라오카 사장은 미야자키현의 창업 지원기관인 미야자키 스타트업 밸리의 최고 고문을 겸임하고 규슈 팬케이크의 성공사례를 계기로 지역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배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무라오카 사장은 “규슈가 풍요로워지면 자연스럽게 내 고향인 미야자키도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로컬이 아닌 ‘리저널’(regional, 로컬보다 넓은 지역 및 지방) 단위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한국무역신문 wtrade0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