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 열기 식혀주는 한류 바람

적도 열기 식혀주는 한류 바람: 인도네시아, 코로나19로 한국 드라마 시청 증가…한국 제품 소비로 연결; 2021.02.26 10:38 입력

한국무역신문 wtrade07@gmail.com

인도네시아인들에게 한류에 대해 물으면 K-POP과 관련된 답변을 들을 것 같지만 실내생활이 늘어난 요즘에는 K-드라마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한국 드라마로 다시 주목받는 인도네시아 한류 문화의 현 주소와 관련 소비에 대해 알아보자. ★ 팬데믹으로 주목받는 한국 드라마=인도네시아과학연구소(LIPI)는 코로나19로 사회활동에 제약이 생기자 집에서 즐기는 여가로 드라마 시청이 증가했고 이 중 ‘사랑의 불시착’, ‘부부의 세계’, ‘슬기로운 의사생활’ 같은 한국 드라마가 높은 평점을 받는 데 착안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응답자의 무려 91%가 한국 드라마를 정기적으로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코로나19 이전보다 3.3%가 증가한 수치다. 하루 평균 시청시간도 4.6시간으로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2시간 가까이 늘었고 응답자의 41%는 ‘일주일에 6회 이상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다’고 답했다. ★ 한류가 소비에 미친 영향=인도네시아 한류는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 CNN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2002년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 소개된 한국 드라마 ‘끝없는 사랑’의 시청률은 약 10%, 시청자는 280만명이였지만 이후 숫자가 급증해 2005년 방영된 ‘풀하우스’는 시청률이 40%에 달했고 이런 인기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콘텐츠는 한국 관련 콘텐츠다. 최근 들어 정보통신 인프라의 발달로 인도네시아인들은 더 많이, 더 자주 한류를 접하고 있으며 한류를 주로 접촉하는 경로는 온라인 플랫폼과 TV 등이었다. 한류는 인도네시아인들의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조사 결과 84%의 응답자가 ‘최근 1년 내 한국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제품을 구입하는 주요 이유는 ‘우수한 효과 및 품질’과 ‘다양한 제품’, ‘자연 친화적 성분 사용’, ‘주변 사람들의 높은 평판’ 등이었다. ★ 기업들의 한류 활용=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의 이런 선호도를 반영해 현지 기업들도 한류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작년 3분기 인도네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쇼피와 토코페디아는 현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국의 K-POP 스타인 블랙핑크와 BTS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한국 가수나 배우를 내세워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쇼피의 브랜드 담당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블랙핑크를 홍보 모델로 선정한 것은 인도네시아 한류 문화의 높은 성장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KOTRA 무역관이 만난 현지 컨설팅 회사 마크플러스 담당자도 “한류는 특히 식품, 화장품 등 소비재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이 한국 대기업 제품만 알았다면 요즘에는 한국 드라마나 가수들이 자주 등장하는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한국 기업 제품이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 한국 제품 수요는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15~2019년 마스크팩을 포함한 한국 화장품 수입은 연 평균 76%씩 증가해 전체 수입 2위를 기록했다. 특히 9월에는 코로나19로 화장품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상황에서도 한국 제품은 ‘톱5’ 수입국가 제품 중 유일하게 1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국 면 제품도 2015~2016년 수입 증가율이 218%나 됐고 이후 65%씩 수입이 늘어 작년 9월에는 전체 수입비중의 40%를 차지해 압도적인 1위를 달성했다. ★ 우리 기업 시사점=한류는 가요, 드라마, 영화, 음식, 패션, 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도네시아인들의 삶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인도네시아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대체적으로 좋은 편이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조사를 보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78%로 10명 중 약 8명이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서는 한국 정부와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이 K-방역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공동 백신 연구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한국의 방역 지원에 대한 감사, 10월 인도네시아 재난청의 코로나19 대응 지원 감사패 전달 등을 감안하면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더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류로 인기가 많은 식음료, 화장품, 소비재 등은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규제인 식약청 인증(BPOM), 국가표준규격 인증(SNI) 그리고 식품 및 음료 제품에 대해 2024년부터 표기가 의무화된 할랄 인증 대상일 확률이 높아 세부 내용과 동향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KOTRA 자카르타 무역관